나의 이야기

[스크랩] 듬삭하다

밥상 차리는 남자 2017. 11. 23. 08:59

"자리물회를 먹을 때 빙초산을 한 방울 넣어야 듬삭한 맛이 나지요."

제주로의 이주를 생각하며 탐색차 같을 때 동행해주었던 분의 말입니다.

'빙초산?', '듬삭하다?'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듬삭하다'는 말이 무슨 뜻입니까? 서울말로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잠시 망설이더니 어울릴 만한 표현을 찾을 수가 없다고 했지요. 그래 그때는

'묘한 뜻을 지닌 모양이구나'생각하고 말았습니다.


어제 인사동의 제주음식점에서 두 분 어른을 모시고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제주음식이라면 회나 갈치, 흑돼지, 오븐자기뚝배기를 생각하지만 실제로

가장 대중적인 음식은 따로 있습니다. 몸국과 고기국수, 고사리육개장이 바로

그것입니다.


소문을 듣고 찾아가서 고기국수를 먹어본 적이 있습니다. 맛있기는 하지만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었지요. 그리고 어저께 한번 더 먹고나서야

그 부족함이 무엇인지를 깨달았습니다. 바로 듬삭한 맛이 부족했습니다.


누군가가 듬삭하다는 말의 뜻을 물으면 나도 설명할 도리가 없습니다. 말이나

글이 생겨나기 전에 사물이 먼저 존재했던 것과 같은 이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처 : `밥상차리는 남자` 오성근
글쓴이 : 오성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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