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과 토요일, 이틀 동안 힘들었습니다. 연세대학교 어학당 한국어연수소에서 강의실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난생 처음 교안이라는 걸 작성하고,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학생들을
상대로수업을 진행해야 했지요. 강의실 한 쪽에선 교수님이 채점을 하시고요.
13일에는 8시간에 걸쳐서 수업참관과 교안수정이 있었고, 14일인 어제는 2시간의 모의수업과
2시간의 실제수업이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어학당에 가려고 새벽에 집을 나섰는데 날씨가 매서웠습니다. 듬성듬성 눈 쌓인 길을 재촉해
가는데 버려진 살림살이가 보였습니다. 갑자기 울컥하면서 시상(詩想)이 떠올랐습니다. ‘시는
언제든지’ 생각했는데 이삼 년 전부터는 도무지 시를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오랜만에 툭 품 안으로 뛰어들어 왔습니다.
그래 연대로 가는 버스 안에서 전화기 메모장에 적어두었습니다. 무언가 딱 느낌이 올 때 흔적을
남겨놓지 않으면 영영 사라져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대후문에서 내려 어학당을 향해 가는데 파란
하늘과 나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만치 차가 오고 있어서 얼른 한 컷 촬영을 하고 비켜섰습니다.
한번이라도 더 연습해야할 긴박한 순간에 나목이 눈에 들어왔고, 시상이 떠올랐습니다. 발걸음을
재촉하면서도 행복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출처 : `밥상차리는 남자` 오성근
글쓴이 : 오성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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