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있습니다. 몸이 아파서 지방으로 내려간지 10년이 넘은 친구지요.
그런데 친구가 아픈 줄도 몰랐습니다. 제주도로 이주해서 사는 동안 건강이
나빠진 친구는 강원도의 한 도시로 이사를 했기 때문입니다. 10년 동안의
제주살이를 청산하고 돌아와서야 비로서 그 친구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디가 얼마나 아픈 걸까?' 궁금했지만 그것을 정확하게 아는 친구가 하나도
없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활발하게 활동을 했을 뿐더러 과대표로서도 아주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친구거든요.
그래 육지로 도착해서 친구를 만나러 갔었습니다. 그리고 충격적인 말, '10년
동안 찾아온 첫 번 째 친구'라면서 무척이나 반가워했습니다. 아픈 친구와
여전히 서울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의 말을 들으면서 소외된 까닭을 알았지만
정말 이유같지 않은 이유이기에 그 얘기는 접어두겠습니다.
아내의 고향인 강원도 땅에서 유폐되다시피 지내는 모습이 - 건강이 좋지 못해
나들이가 자유롭지 못하다 보니 - 안타까웠습니다. 그래 두세 달에 하 번씩은
다니러 가서 친구와 옛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그런데 생계를 책임지던
친구의 아내가 지난 여름에 탈이 나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래 한 친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형편껏 성의표시를 하자고 했더니 난색을
표하더군요. '(아픈)친구가 먼저 부탁한 것도 아닌데 공연히 자존심이나 상하게
하는 것 아니냐?'고 하더군요. 10년이 넘도록 아파서 활동하지 못하고, 생계를
책임지던 아내마저 아픈 상황에서 자존심 운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미 친구가
아니구나!'생각했습니다. 친구와 포도주는 오래 될수록 좋다고 했는데….
오늘 힘든 처지의 친구에게 작은 선물을 보내려고 합니다. 꽤 오랫동안 아꼈던
만년필과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근사한 열쇠고리입니다. 뒤늦게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한다길래 준비한 것입니다. 잘 돼서 계약서에 멋지게 사인을 하라고,
돈도 좀 벌어서 근사한 열쇠도 갖고 다니라고 준비한 것입니다.
친구의 마음에 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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