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자원봉사도 가로막는 자격증

밥상 차리는 남자 2016. 11. 24. 09:15

  

자원봉사란 나의 시간과 재능, 열정을 나누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원봉사 할

곳이 없습니다. 봉사활동을 원한다고 하면 대뜸 묻는 게 자격증의 여부입니다.

마치 그것 외에는 중요한 게 하나도 없는 것처럼 말합니다.

 

10여 년 전에 과천시의 사회복지관에서 처음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정신지체

아이들에게 책읽어주기를 했지요. 제주 서귀포 시에서 두 번째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이주여성의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일기를 바탕으로

글쓰기를 도와줬습니다.

 

그때만 해도 기관들이 자원봉사자를 구하지 못해서 애를 먹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 수가 차고 넘치는 모양입니다. 다문화가정의 아이들과 이주민을

대상으로 책읽어주기나 글쓰기를 <한국어교원양성자격증>의 여부를 묻습니다.

그래 직업으로 글 쓰는 일을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한국어교원양성자격증을 따려면 120시간 동안 수업을 들어야 합니다.

대학에서 직접 들으려면 160만 원이 필요하고, 온라인강의비도 80만 원이나

합니다.

 

그래서 다시 물었습니다. 제주에서 전통찻집을 운영하면서 제1회 제주커피

축제위원장을 역임했다. 우리문화를 알린다는 의미에서 차()는 의미가 있고,

취업이나 창업을 목적으로 한다면 커피를 가르칠 수도 있다. 그럼 그런 건

괜찮겠냐고 문의했습니다.

 

앞에서처럼 바리스타나 차()강사 자격증이 있는지는 묻습니다. 그래 설명해

주었습니다. 다도협회가 여럿으로 나뉘어져 다툼을 하고, 서로 자신들이

정통성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형국이다. 어느 협회의 자격증이 필요한가?

 

커피를 한다고 하면 바리스타냐고 묻는데 그것은 커피를 다루는 여러 직업

중의 하나일 뿐이다. 바리스타란 모든 게 준비된 상태에서 커피를 서비스하는

사람이다. 그전에 원두를 볶는 로스터가 있고, 맛있는 원두를 찾아서 세계의

커피산지를 다니는 커피헌터가 있다. 나는 로스팅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커피를

볶으며 핸드드립커피를 전문으로 한다.

 

그럼 현재의 바리스타자격증이 무엇이냐? 에스프레소머신을 주어진 시간 안에

정확히 다루는가를 측정하는 민간자격증일 뿐이다. 향은 물론이고, 단맛과

신맛이 모두 사라진 그런 커피에는 관심이 없다.

 

차든 커피든 그것을 받아든 사람이 맛있게 마시도록 해주면 되는 게 아닌가?’

해도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행정기관에서는 서류로 남는 자격증이 편하고, 안전하겠지요? 하지만 그것이

누구를 위한 편의인지 모르겠습니다. 필요이상으로 자격증이 난무하는 건 결국

업자들의 이익을 위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기관은 행정의 편의를 위해서 그것을

요구하고 말입니다. 자격증이 없으니 봉사활동을 하려는 생각도 접어야겠습니다.

출처 : `밥상차리는 남자` 오성근
글쓴이 : 오성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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