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아이들한테 미안해."

밥상 차리는 남자 2016. 11. 14. 10:02

지난 토요일(11월 12일) 박근혜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에 다녀왔습니다.

12일 뿐만 아니라 전 주(11월 5일)와 그 전 주(10월 29일)에도 참여했습니다.

광화문광장과 시청앞 광장, 행진을 하는 종로거리와 을지로에서 교복 입은

중고등학생들을 보고,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젊은 날에 군부정권에 맞서서 싸운 건 이런 세상을 보려고 함이 아닌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고, 감옥에 간 게 아닌데. 나도 불의에 항거하다가

한쪽 눈의 시력을 잃어버리지 않았는가? 그런데 어째서 세상은 거꾸로 가고

있는가?


이 나이에 거리로 나선 건 아이에게 부끄럽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내 아이,

네 아이할 것 없이 이런 끔찍한 세상을 물려준 원죄가 있기 때문입니다.

청년 층은 일자리가 없어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노년의 빈곤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헬(hell)조선입니다.


거기에 최순실(최태민일가)의 국정농단이 만 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처음엔

근거없는 헛소문이라던 박근혜가 청와대의 문서유출을 인정했습니다. 

런데 박근혜와 최순실을 둘러싼 의혹이 끊임없이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분노한 국민들이 '이것도 나라냐?'고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수많은 학생들이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는 하야하라"고 거리에서

광장에서 외치고 있습니다. 지칠줄 모르고 외치는 모습을 보고, '젊음이

좋구나'는 생각과 '너희들까지 이렇게 거리로 나오게 해서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 민중대회를 마치고, 친구랑 늦은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때

"점말 아이들한테 미안하다. 저 어린 학생들까지 거리로 나오게 하다니…"

했더니 한 친구가 그럴 거 없다고 합니다. "우리는 군부독재의 종식을

위해서 열심히 싸웠잖아. 쟤네들도 이런 과정을 통해서 민주시민으로서

배우고, 단련을 해야지."합니다.


그 말도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나이면 옳고, 그름을 충분히 분별할

수 있는 나이니까요. 그래 3차 민중대회에 다향이는 친구들과 참여했고,

난 나의 친구들과 참여를 했습니다.

출처 : `밥상차리는 남자` 오성근
글쓴이 : 오성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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