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하! 하! 하!

밥상 차리는 남자 2016. 8. 30. 20:30

지난주 토요일(27일), 아주 끔찍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길게는 지난

작품구상부터 한 달 이상,  짧게는 지난 20여일 정도 폭염에 시달리면서

쓴 글이 모두 날아갔습니다. 한창 탄력을 받기 시작할 때라 허탈함이

더했습니다.


오후 2시가 조금 넘으니 피로감이 심해졌습니다. 그래 조금 쉬어야겠다

생각하고, 컴퓨터를 끄려고 할 때 <덮어쓰기를 하겠습니까?>란 문구가

떴습니다. 그래 이전에 해왔던 것처럼 Enter 키를 눌렀습니다. 그런데

작성한 글이 모두 날아가 버렸습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진 않았습니다. 이전에도 덮어쓰기를 한 적이 많고,

그랬을 경우에는 뒤의 문서가 그대로 저장되었으니까요. 그래 내가 찾지

못하나 보다 하고, 컴퓨터수리점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용산에 가서

수십만 원을 지불해도 문서를 복구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합니다.


순간적으로 머리가 휑해지면서 어질어질했습니다. '이걸 어떻게 하지?'

고민하는데 제 할일을 제쳐두고, 컴퓨터로 방법을 찾아보던 다향이도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걱정 마, 다향아. 아빠가 쓴 글이고, 작업을 할 때마다 다시 읽으면서

꼼꼼하게 고친 글이니까 다시 써도 금방 복원될 거야."

다향이가 "정말?"하고 물을 때, "당연하지. 넌 글을 쭉 쓴 다음에 짜깁기를

하지만 아빠는 글을 쓸 때마다 수정하면서 완벽을 추구하는 스타일이잖아."

"……?"


다향이한테 큰 소리를 쳤지만 정말 극복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어쨌거나 포기하기가 싫었습니다. 원고가 날아간 토요일, 막걸리를 한잔

마셨습니다. 그리고 아쉬움을 접기로 했지요. 일요일부터 원고를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사흘째인 오늘 잃어버린 원고를 모두 다시 썼습니다. 처음 쓸 때의 느낌은

없었지만 내용만큼은 충실하게 복원을 했습니다. 이제 내일부터는 진도를

나가려고 합니다. 하! 하! 하!

출처 : `밥상차리는 남자` 오성근
글쓴이 : 오성근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