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노하우

짝짝이 고무장갑

밥상 차리는 남자 2010. 2. 24. 10:29

몇 년 전에 한 방송사에 고정으로 출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의 촬영 팀이 저희 집에 왔다가 자지러지게 웃은 일이 있었습니다.

설거지를 하던 저는 뜨아한 표정으로 물어 보았지요. '왜 웃느냐?'고

 

그랬더니 하는 말이

"오선생님! 고무장갑 한 짝을 뒤집어 끼셨네요."

"......."

 

"그럼 고무장갑에 구멍이 나면 두 짝을 다 버려야 하나요?"

"......."

 

고무장갑 두 짝이 동시에 구멍나는 경우는 없을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두 짝 모두 버리지요.

하지만 나는 성한 한 짝을 잘 보관해 둡니다.

그러다 다음 고무장갑 한 짝이 새면 그때가서 새로운 짝을 맞추어 사용하지요.

 

그런 모습을 두고 자린고비라 한다면 나는 얼마든지 자린고비가 되렵니다.

 

* 하나를 빼먹었는데요. 구멍 난 고무장갑도 그냥 버리면 절대 안됩니다.

   팔뚝을 조여주는 부분만 오려내면 훌륭한 고무밴드가 되거든요.

   효소항아리 뚜껑으로 사용되는 한지를 고정시키는데 그만한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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