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맛있는 걸 먹게 되면 사랑하는 사람,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아, 같이 올 걸.'내지는 '다음엔 같이 와서 먹어야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정희씨는 그런 적이 없어서 늘 아쉬웠는데 '콩국수를 잘하는 집이 생겼다'면서 다향이랑 먹고오랍니다.
그래 다향이랑 손잡고 터덜터덜 걸어갔는데 '입짧은 정희씨가 좋아할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문을 받고서야 삶아두었던 콩을 바로 갈아서 내주는 콩국수맛이 일품입니다.
그리고 식사뒤에는 구수하고 깔끔한 메밀차를 내줍니다.
죽과 국수를 파는 소박한 식당이지만 '잘 대접받았다'는 만족감이 듭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상호가 이상합니다. '웰빙 죽이네'라...
다향이가 콩국수를 먹으면서 무장아찌가 맛있다면서 만들어달라고 합니다.
장아찌라고 하기엔 너무 아삭한 것 같아 말합니다. "이거 무가 아니라 콜라비같은데."
어제 정오무렵 정희씨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오후 1시에 점심식사를 하는 날이라며 같이 먹자고 합니다.
사나흘 사이에 안 하던 짓을 두 번이나 하니 공연히 불안하지만 다시 콩국수를 먹으러 갑니다.
무장아찌가 맛있다는 다향이 말에 정희씨가지 맞장구를 칩니다.
그래 국수를 다 먹고나서 아주머니께 물어봤습니다.
진간장하고 물하고 반반씩 섞고, 거기에 소주랑 식초, 설탕을 적당히 넣어 팔팔 끓이랍니다.
청양고추랑 무우, 양파를 썰어서 담아놓은 항아리(유리병)에 팔팔 끓인 걸 부어 하루가 지나면 먹을 수 있답니다.
'팔팔 끓이면 식초랑 소주는 다 날아가지 않을까?'싶지만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마침 장이 선 오일장에서 무우랑 청양고추, 양파, 버섯까지 사와서 아주머니가 가르쳐준대로 만들어봤습니다.
위 사진이 하룻밤 지난 무장아찌인데 별 비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맛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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