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연애시절 아내에게 준 토막시

밥상 차리는 남자 2010. 1. 2. 11:30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냥 행복인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사랑이 깊어질수록

시름도 깊어진다는 것을

어찌 알았겠습니까?


어제도 보고 싶었고

오늘도 미치도록 그립고

지난밤도 당신이

나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스물 네 시간 함께 하지 못하는 것

그것은 가혹한 형벌입니다


나는 항상 설레입니다

당신을 생각할 때나

전화를 걸때, 그렇고

당신을 기다릴 때에는

아찔한 현기증까지......


사랑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친구들을

비웃었습니다

그것이 행복인 줄은

당신을 만나고서야

알았습니다


항상 설레임 속에

당신을 기다립니다

당신의 얼굴이 밝을 때는

날아갈 것 같고

어두운 그림자가 스칠 때면

절망합니다

 

당신을 만날 때마다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싶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정하게 안고 싶습니다

그럴 적마다 당신은 냉담하고

나는 속으로 울고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은 알 수가 없습니다

한 발자욱 다가섰다 생각하면

당신은 저만치에서 손짓하고

아득함의 가장자리에 눈물 글썽이면

슬며시 다가와 내 손을

다정히 잡아 줍니다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만큼

당신도

나를 기억해 주세요


당신을 만날 때는

항상 긴장되고 조바심이

일어납니다

당신의

작은 한숨에 담긴 의미를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유치하다고 생각한

모든 것들이

당신으로 인해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내가

살아있음을 깨닫는 것은

초롱초롱한 별을 바라볼 때와

거친 폭우를 대할 때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당신과 함께 할 때입니다


누군가에게

꽃을 선물하거나

사랑한다 고백하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가장 자연스럽고

다정한 행위가 되었습니다


당신을 만남으로 해서

나는 푼수가 되었습니다

어느 누구를 만나도

모든 대화가

당신의 얘기로 시작해서

당신의 얘기로 끝나기 때문입니다


나의 진지한 말을

웃음으로 흘려버리거나

열중하지 않을 때

몹시 화가 납니다

나의 모든 사고와 행위들은

당신의 기쁨을 위해

준비되기 때문입니다


당신 앞에서 나는

어린아이가 됩니다

당신의 웃음을 보기 위해

재롱을 부립니다

당신의 환한 미소 속에

나의 재롱은 기쁨이 됩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만큼

항상 당신에게 기쁨이며

힘이 돼주고 싶습니다

나에게도 기쁨이고 힘을 주는

나만의 당신이 되어 주세요


시간을 넘겨서도

당신이 나타나지 않을 때

그것은 고문입니다

혹 사고가 아닌가 싶어

줄담배를 태우며 서성거립니다

지금 당신을 잃는다면

나의 존재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고 싶습니다

왜? 라고 묻지 마세요

그것은 연인 사이에

무의미한 질문입니다


당신을 알게 되면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유모차를 밀면서 다정하게

공원을 산책하는


노비문서로 못박은 넥타이,

그것을 착용한다는 것은

죽음만큼이나 끔찍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제

기쁨으로 멜려고 합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죽음보다 강렬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갖고 싶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꼭 당신과 나를 절반씩 닮은

아이를


당신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알고자 합니다

작은 찡그림, 한숨

고개 짓 하나까지 전부

알고 싶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말이 없고

나는 슬픔에 잠깁니다


어린아이는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매우 솔직합니다

입맞추고 안아줍니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애정표시에 너무나도 인색해

때때론 화가 나곤 합니다


당신이 내 연인이라는 사실이

행복에 겨워

누군가에게 자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습니다


스물 여덟 해의 방황 끝에

사랑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철없는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고통인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면서

나를 걱정시키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무리 고민하여도

알 수가 없습니다


당신이 늦는 것을

견딜 수 없습니다

어둠이 내리고

당신이 늦어지면

불길한 상상이 나를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곳엘 가도

전화박스가 있습니다

또한 동전을 빌리는 일이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당신은 소식이 없고

나는 배신의 늪을 헤메입니다


사랑스럽지만 철없는

당신으로 인해

얼마나 가슴아파하고

상처를 받는지

여러 번 고백하였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그 시간에 나는 죽어갑니다


내가 모르는 남자와

당신이 자리를 함께 한다는 것은

엄청난 질투를 유발시킵니다

질투가 유치한 것임을 모르지 않지만

당신을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어쩔 수 없이 질투하게 되었습니다


당신과 나의 행복을 위해

담배를 끊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번번이 담배를 피우는 것은

당신으로 인해 아플 때입니다

다시 한번 부탁하겠습니다

나에게 상처주지 마세요


이 밤도 당신은 소식이 없고

나의 절망감을 대변하듯

어두운 밤하늘엔

별 하나 떠오르지 않습니다


아무런 연락 없이

늦어지거나

늦어짐을 알더라도

당신이 귀가하는 시간까지

아무런 일도 못하고

서성거립니다


항상

머리로만 모든 것을

이해하는 듯한 당신,

이론을 이론으로만 접어두려는 듯한

당신에게 섭섭함과 아쉬움을 느낍니다


가끔은

내 존재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싶어

모든 연락을 끊은 채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그러나 당신을 보고싶은 마음이 앞서

그럴 수 없습니다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알면서도

그렇게 두려워하는 까닭을

나는 알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토록 두려워하고 망설일 까닭이

어디 있습니까?


우리가 진정으로 사랑하고

서로가 서로를 원한다면

우리에게 장애는 없습니다

하나의 약속을 하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쯤은

무시하겠다는


당신은

나의 기쁨이고

생명입니다

항상 당신에게 감사하고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한 여인만을

사랑하며

한 여인에게

순결을 바치고

결혼하겠다는 바램이

당신으로 인해

이루어집니다


예고 없이 걸려온

전화벨소리가

당신의 음성으로 변할 때

먹구름 사이로 빛나는

햇살을 보고,

세레나데를 듣습니다


누구나 그렇듯

한때는 독신을 고집했습니다

당신을 만나 결혼을 결심하면서

독신주의를 비웃습니다


우리의 첫 키스는

아무런 말 없이

사인도 없이

이루어졌으나

무척이나

행복했습니다


당신의 입술에는

적당한 온도에서 잘

우려낸 녹차의 맛이

넘쳐 흐릅니다


끝없는

행복속으로도

끝없는 절망과

고통의 늪으로도

처박을 수 있는

당신,

진정으로

위대합니다


내키지 않는 일에

얽매여 있는

당신을 볼 적마다

가슴이 저려옵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만큼

충분히 배려하지 못해

속상하고, 속상함에

어금니를 악뭅니다

당신이 하고싶어 하는 일에

기쁨으로 종사하는 날을 위해


어느 커플보다

열심히 사랑하기를

원합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죽는 날에

아쉬움 한 점 없도록


나에게

세심한 배려를 해주세요

남들 앞에서는

거친 맹수가 돼지만

당신 앞에서는

보호받기 원하는

어린아이가 됩니다


당신을 생각할 때나

통화할 때 행복하고

다정한 목소리를 듣거나

함께 있을 때는

호흡이 거칠어지고

현기증이 납니다


당신이 즐거워하며

콧노래를 부를 때

나의 기쁨은 배가 되고

당신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울 때

절망과 괴로움도

두배가 됩니다


당신을

처음 만날 때나

지금이나

잠깐 만날 때나

긴 시간 같이 있을 때나

한결같은 것이 있습니다

헤어지기 어려워

발걸음이 무거워지는


까만 밤하늘에

별 하나

달 하나가

어둠을 밝히듯

당신은 나의

등불입니다


애초에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이념의 테두리에 갇혀

중성이 되었다가

이제 당신을 앎으로 해서

원래의 남성을 되찾았습니다.


단 하루라도

당신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 그것은

커다란 고통입니다

괴로움 속에서 결혼의

이유를 깨닫습니다


당신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 날

가장 즐거운 시간은

당신과

통화할 때입니다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잘 가게, 친구.  (0) 2011.09.24
국민사직서  (0) 2010.01.05
거울앞에 선 아내  (0) 2010.01.02
절망의 노래  (0) 2010.01.02
지하철  (0) 2010.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