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이 처음이라 시작 전부터 고민이 많았습니다.
'마루를 중앙에 두고 양쪽에 방이 한 칸씩인데 창호문이라
방음에 취약한데, 그리고 화장실과 샤워실이 하나 뿐인데
전혀 알지 못하는 두 가족을 받아도 괜찮을까?'
더러는 상관이 없다고 하지만 샤워시실과 화장실이 하나라
불편하다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
몸국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6시간이 걸립니다.
고기와 뼈의 핏물을 제거하기 위해 2-3시간 동안 찬물에 담가둡니다.
그리고 그것을 4-5시간 동안 푹 고아야 진한 육수가 만들어 지지요.
그런 몸국으로 아침식사를 준비했는데 몸에 좋은 귀한 음식을 먹어서
고맙다는 분도 계셨지만 다수는 별 감흥이 없습니다.
전날 밤에 회나 흑돼지를 드신 분에게 몸국은 매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
몸국을 끓이는데 대여섯 시간, 불을 때는데 두세 시간,
이불보와 베갯잇을 벗겨서 빨고 다시 끼우는 데도 몇 시간...
정성과 시간에 비해 가격이 너무 터무니 없고 - 물론 묵으시는 분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 손님에게 최선을 다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 고민 끝에 방 두 칸짜리 집을 통째로 빌려드릴려고 합니다.
그리고 다실에서 두세 시간 동안 차를 충분히 마시도록 하며
아침으로는 토스트와 계란을 준비해드릴려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을 포함해서 2인 기준으로 15만 원을 책정했으며
1인 당 추가비용을 5만 원으로 하겠습니다.
출처 : 밥상차리는 남자 / 둥구나무
글쓴이 : 오성근 원글보기
메모 :
'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오랜만의 산보. (0) | 2011.05.22 |
---|---|
[스크랩] 달빛에 탁주 한 잔. (0) | 2011.05.19 |
[스크랩] 달빛 밟는 밤, 첫 번째. (0) | 2011.05.13 |
[스크랩] 둥구나무를 제대로 즐긴 태연이네 가족. (0) | 2011.05.04 |
[스크랩] 둥구나무의 밤. (0) | 2011.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