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동물원에 가면 안 돼?" 다향이가 뜬금없이 말합니다.
"안 되긴." 그렇게 해서 예정에 없던 나들이를 나섰습니다.
다향이는 동물을 참 좋아합니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물론이고, 햄스터, 말에 이어서 요즘은
코알라와 사막여우를 키우고 싶답니다. 시베리안허스키를 사서 새끼를 낳으면 한 마리도 팔지
않고, 모두 키우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칩니다. 그래서 허스키가 다섯 마리를 낳고, 여섯 마리가
다섯 마리씩 낳고, 서른한 마리가 다섯마리씩 낳고 하면 그걸 다 어떻게 키워? 하니까" 그래도"
합니다.
외국영화에서처럼 큰 개들이랑 침대에서 잠을 자고 싶답니다.(나도 어렸을 때는 그러고 싶어
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네가 동물들이랑 지내고 싶으면 동물원에서 일하는 것도 한 방법인데."
하니까 "그럴까."하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옵니다. 과천에서 나고 유년기를 보낸 다향이는 대공원을
참 많이도 다녔습니다. 사나흘에 한 번 꼴은 될 겁니다. 그런데 제가 먼저 동물원에 가자고 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다향이가 앞서서 뛰어다니고, 나는 설렁설렁 뒤쫓아 다녔습니다.
기린 사육사 앞의 건물.
유리창에 찍힌 무수한 발자국.
'얼마나 나오고 싶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사진을 조금 기울여서 촬영했습니다.
더운날 마스크를 쓴 채 다향이랑 데이트를 했습니다.
천재? 꼼수? 오다향.
멀리 있는 동물이 핸드폰카메라에 담기지 않으니까 망원경에 카메라렌즈를 대고 촬영합니다.
산림욕장 쪽.
다향이를 유모차나 자전거에 태우고 다니던 아빠는 이제 이런 곳에 앉아 쉬고 싶고, 다향이는 쌩쌩하게 날아다니고.
동물원에 코알라가 없다고 실망하던 다향이가 묻습니다.
"아빠, 동물들 먹이 주는 데가 왜 없어?" "그건 여기가 아니라 어린이동물원이지"하니까 "아! 그래?"하면서
어린이동물원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런데 메르스의 탓인지 먹이주기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다향이가
한참 동안 양을 쓰다듬으면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호수위 리프트.
어린이동물원 옆의 장미원.
사진 좀 찍자고 하면 마지못해 응해주기는 하는데 표정이 영...
제주에 살던 초등시절, 놀이기구를 타러 가자고 해서 서울랜드에는 많이 다녔지만 동물원은 정말 오랫만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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