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엔 광화문광장에 다녀왔습니다.
세월호의 인양과 진실규명, 말도 안 되는 시행령폐기를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한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유가족과 함께 경기도 안산에서부터 광화문광장까지 40km를 걸어왔습니다.
처음부터 함께 했어야 하지만 요즘 힘들게 하는 피부병때문에 마을버스를 타고 나갔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임무이자 존립의 근간인데 이 나라는 그것을 저버렸습니다.
생때같은 아이들을 구하는 대신에 수장시켰고, 그것의 진상규명과 세월호인양을 촉구하는 유가족은
반정부, 종북세력으로 몰아부치고 있습니다. 여야가 합의한 세월호특위도 정부가 좌초시키고 있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해서 수백 명이 죽었을 때 온나라가 울고, 분노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의문을 가졌고,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지 단원고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든지 나와 내 가족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날 이후로 아이들을 볼 면목이 없어졌습니다. 박근혜씨도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그뿐이었습니다.
세월호 침몰 1주기가 코앞인데도 진상규명은 요원하고,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관계자들은 유가족의 당연한 요구를 모르쇠로 일관하며 조롱까지 합니다.
함께 울며 공분하던 국민들 중에 '이제 됐다. 그만 하라'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제 정말로 된 것입니까? 차가운 바다 속에 당신의 아이가 수장돼있어도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까?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면 광화문광장으로 나오시기 바랍니다. 세월호의 진상규명과 선체인양을
촉구하는 일이 나와 내 가족의 안전을 담보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여의도 윤중로와 진해 군항제로
가는 발걸음을 광화문으로 돌려서 우리들의 부끄러움과 비겁을 떨쳐냅시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꿈에서나마. (0) | 2015.04.16 |
---|---|
[스크랩] "요즘 같아서는 고마운 일이지요." (0) | 2015.04.08 |
[스크랩]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지. (0) | 2015.04.04 |
[스크랩] 백두산 하늘샘. (0) | 2015.04.02 |
[스크랩] 목련의 가르침. (0) | 2015.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