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상심이 큰 어머니를 위로하고자
두 동생과 함께 어머니를 모시고 나들이를 다녔습니다.
4월 27일, 옆 마을에서 진행중인 유채꽃축제를 찾았습니다.
아름다운 봄날에 제주로 이주하셨지만 고통속에서만 지내던
아버지로 인해 그 아름다움을 느껴볼 틈조차 없던 어머니입니다.
'어머니가 드넓은 밭의 환한 유채를 본다면 얼마나 기뻐하실까?'
라는 생각으로 행사장을 찾았는데 입구에서 퇴짜를 맞았습니다.
"어머니 몸이 불편해서 걸을 수가 없으니 행사장에 내려드리고,
금방 내려와서 주차장에 주차를 하겠다"고 얘기했지만 대답은
'안 된다.'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럼 다른 방법으로 어머니를 행사장으로 옮길 방법이 있냐?'는
물음엔 대꾸도 없이 딴청을 부렸고요. 그 모습을 보고 부아가 나서
'관광제주, 좋아하네.'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 걷지 못하는 어머니를 위해서 에코랜드로 이동을 했습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곳이니까'라는 짐작처럼 그곳에서 휠체어를
빌렸습니다. 그렇게 한숨을 돌렸지요. 맑은 물이 찰랑거리는 호수
위로 데크를 잘 깔아 놨는데 웬 계단을 그렇게 많이 만들어 놨을까요.
그래 두 동생이 휠체어를 끌고 계단을 오르내리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그냥 유선형으로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거기서 끝이 아닙니다.
사려니숲의 느낌과 흡사한 에코로드라는 산책길이 있고,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관계로 우리는 짧은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목적지에 거의 다다라서 휠체어로는 도저히 오를 수 없는 계단이
나타나 산책을 시작한 입구로 되돌아 와야 했지요.
매일 뉴스에 관광객이 얼마나 들고, 났는지를 알려줄 만큼 제주는
관광도시입니다. 그런데 약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걸 확인하면서
'아직도 멀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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