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MBC TV 팔방미인에서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집에서 촬영해간 자료화면을 보던 진행자들이 깜짝 놀라더군요. 제가 대파를 심어먹는 게 그렇게 신기했나 봅니다. 허 참......
대파는 보통 한 단에 1,500원에서 비싸봐야 2,500원 정도합니다. 그까짓 걸 뭐하러 (힘들게)심어먹느냐?고 묻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래요. 값으로 따지면 별게 아니지요. 자장면 한 그릇 값도 안되니까요.
그런 것까지 심어먹으면 농부들은 어떡하라는 말이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농부들의 노고를 생각한다면 대파도 후딱후딱 먹어줘야 하는데 식구라야 달랑 세 사람뿐이니 그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대파도 음식물의 하나로 인정한다면 말입니다. 절반 정도를 짓물러 내버리는 건 하나의 죄악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처음 살림을 꿰차면서 고민을 많이 했지요.
대파를 잘 다듬어서 냉장에 넣어놔도 상하고, 신문지에 말아두면 좀 낫다고 해서 그렇게도 해보고, 냉동에도 넣어보고...... 하지만 버려지는 대파의 양은 쉽게 줄지가 않았지요. 그때 눈에 띈 게 단지를 굴러다니던 빈 화분입니다.
'대파를 심어 먹으면 어떨까?'
대파를 한 단 사와서 이미 다 자란 겉 부분은 떼낸 다음 잘 썰어 냉동에 넣어뒀습니다. 그리고 뿌리가 실한 놈들은 잘 추려 화분에 심었지요. 그리고 일주일에 한 차례씩 물을 주었더니 대파가 쑥쑥 올라옵니다.
파가 필요할 때마다 겉에서 하나씩 떼어 먹는데요. 땅속에 뿌리를 박고 있으니 늘 싱싱한 걸 먹게 됩니다. 탱탱하고 향이 진한 파를 톡 꺽으면 안에 맑고 진한 물이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식구의 경우 대파 한 단이면 한달 보름을 먹는데요, 그것보다는 버리지 않고 끝까지 싱싱한 대파를 먹을 수 있다는 게 더 좋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