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을 시작한지 나흘째입니다.
처음엔 많이 힘들더니 이제는 견딜만 합니다.
몸에 이상신호가 오거나 체중이 과하게 늘어나면 시도하는
단식인데 삼사 년 주기로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단식을 할 때마다 '앞으로는 소식을 하고, 절주를 해야지.'
생각합니다. 하지만 몸 상태가 좋아지고, 표준체중이 되면
또다시 과식과 음주를 즐기게 됩니다. 참 미련하지요?
식탐이 문제입니다.
25년 전에 두어 달 가까이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습니다.
온종일 누워서 투병을 하자니 답답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런데 담당의사가 식욕에 대해서 여러 번 물었습니다.
그때마다 속으로 '밥도 아닌 죽만 주면서 왜 그런 걸 묻지?
배고파 죽겠는데.'생각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신진대사가 떨어져서 젊은 날에 비해 적은 양을
먹어야 한다지요. 그것을 간과해서 몸이 느는 것을 나잇살이라
하고. 물론 예전처럼 먹지는 못하지만 아직도 나이에 비해서는
많은 양을 먹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단식을 끝낼까? 아니면 더 지속할까?' 생각중입니다.
다음주 월요일에 정희씨를 만나러 제주에 갑니다. 그때 같이
식사를 하려면 단식을 접어야 하고, 보기에 흉하지 않은 몸을
만들려면 일주일 가량 더 지속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처음 이삼일 동안이 가장 고통스럽기에 망설이고 있습니다.
출처 : `밥상차리는 남자` 오성근
글쓴이 : 오성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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