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일상의 평화

밥상 차리는 남자 2022. 3. 25. 07:05

어제아침 9시가 넘어서 안방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아빠!”하고 다향이가 두 손을 흔들면서 나옵니다.

드디어 자가 격리가 끝났습니다.

8일 만에 제대로 얼굴을 봅니다. 

“일주일동안 고생했다”하니까 “아빠도 수고했어.”합니다.

 

격리하는 동안 화장실이 딸린 안방을 다향이한테 내주었습니다.

안방에 갇혀서 밥을 먹고, 씻으면서 시간을 보냈지요.

용건이 있을 땐 마스크를 쓴 채로 방문을 살짝 열었서 나를 불렀습니다.

방안에서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오랜만에 둘이 아침을 먹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사용했던 것들을 일일이 소독약으로 닦아내고,

이불보며 베갯잇을 벗겨내서 빨았습니다.

옷이며 사용한 수건도 세탁을 하느라 세탁기를 두 번이나 돌렸습니다.

베란다와 거실 가득 빨래가 널렸습니다.

 

저녁에 만져보니 빨래가 거의 마르지 않았습니다.

날이 흐렸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흐리고, 태풍 급의 비가 온다고 합니다.

장마철도 아닌데 제습기를 틀어놓았습니다.

느긋한 기분으로 맥주를 마시면서 축구경기를 즐겼습니다.

일상의 평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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