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살고 있는 집이 매우 작고, 옹색합니다. 유년기에 살았던 서울의 달동네 이후로는
최악의 집이지요. 3층짜리 다세대의 1층으로 햇빛과 바람이 자유롭게 오가지 못합니다.
실내는 늘 어둡고, 퀴퀴한 냄새가 납니다. 그래 햇살을 맞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려고
날마다 호수공원엘 가게 됩니다.
자가가 있음에도 이런 집에 거주해야 하는 까닭을 모르겠습니다. 아니 이유는 알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아무튼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일상생활도 불편하지만 명절이 되면 많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제사를 모시려면 음식을 만들고, 각기 다른 도시에 사는 동생들의 가족이 와서 머물러야
하는데 그럴 공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의 유소년기 때처럼 불편을 감수하고, 쪽잠을 잘 수도 있지만 그런 걸 강제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침대가 없으면 혼자 일어나고 앉지도 못하는 어머니를 뵐 때면 민망하기
그지없습니다. 요양병원에 계시는 어머니를 모셔오기도 쉽지 않습니다. 어머니와 같이
움직이려면 휠체어가 필수인데 현재는 자동차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택시는 트렁크의
LPG통 때문에 역시나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명절이나 아버지의 기일이 다가오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내년 2월에
이사를 하면 지금보다는 나은 집을 구하겠지만 위치가 마음에 걸립니다. 동생들의 집이
안양, 안산, 대전인데 나는 원주로 이사를 가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학비 때문에 감수한
일이지만 맏이로서의 역할에 부족함이 많습니다.
출처 : `밥상차리는 남자` 오성근
글쓴이 : 오성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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