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소주 한잔 하자."
남자들이 흔히 하는 말입니다. 정말 술 한 잔 하자는 것일 수도 있지만 빈말로도 많이
사용합니다. 실제로 밥 때 만나도 밥이랑 술을 같이 먹기보다는 빈속에 술을 마시다가
그냥 자리를 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튿날 아침이면 머리가 아프고, 속도
불편해서 후회를 하게 됩니다.
종종 이와 같은 경험을 하고, 그것이 당연한 일인 줄 알았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엔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가끔은 남자들도 술 대신에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면서 얘기하면 안 될까?’
오해하지 마시길. 그렇다고 해서 제가 술을 싫어한다거나 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비 내리는 말이면 여전히 부침개를 부쳐서 탁주를 마시고, 요즘처럼 더울 때는 맥주도
즐겨 마시니까요. 소주엔 과메기, 탁주엔 홍어도 좋아합니다.
밥이랑 차(커피)값에 비하면 술값이 훨씬 더 많이 듭니다. 술자리는 유익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쓸모없는 얘기들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밥과 차를 마실 때는
비용도 적게 들고, 유익한 이야기를 나누며 건강에도 해롭지 않습니다.(이런 건
다향이의 육아를 담당하면서 이웃의 아주머니들과 회동하면서 깨달았습니다.)
친구들과의 모임을 공지 받을 때면 술집이거나 밥집이라도 술안주로 적당한 곳입니다.
그래 몇 번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회비면 분위기 좋은 곳에서 가볍게 한잔 할 수 있는 곳도 많은데…”
“그래? 그럼 네가 좀 알려줘. 우리가 뭐 그런 데를 알아야지.”
하지만 실제로 그런 장소에서 모임을 가진 적은 없습니다. 어린나이에 선배들에 이끌려서
술자리를 접하고, 또 그것에 익숙하다 보니까 생경한 장소를 불편해하는 것입니다.
어제 정오에 남자 셋이 충무아트홀에서 만났습니다. 그곳에서 사진전을 보고, 점심을
먹은 다음에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3시쯤에 헤어졌습니다.
세 남자의 공통점을 아이를 돌보는 아빠들입니다. 출산과 동시에 아이의 양육을 위해서
직장을 그만둔 경우이지요. 여기서도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매일 직장에 출근하지
않을 뿐이지 아예 일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아내는 직장생활을 계속하고, 아빠들은
양육을 담당하느라 일을 대폭 줄인 것입니다.
다향이야 다 자랐지만 한분의 아이는 어린이집에 다니고, 다른 분의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지요. 초등학생 딸을 둔 아빠가 “이제 아이가 돌아올 시간”이라고
해서 모임을 마친 것입니다.
일이 차에 노래방까지 들리는 것에 비하면 싱숭생숭할 수도 있지만 이런 모임이 남자들
사이에 확산되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어도 몸이 축나지 않고, 일에도 지장을
초래하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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