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과 부모는 어떤 사이일까?’ 새삼스레 생각해보았습니다.
지난주에 세 차례나 아산병원으로 후배의 병문안을 다녀왔습니다.
딱히 해줄 수 있는 - 이야기를 들어주고, 퉁퉁 부은 팔이나 앙상한
다리와 발을 주물러 주는 것 - 건 없지만 열심히 다녔지요.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이겠지만 기운이 떨어지면 훌쩍훌쩍 울고,
조금 기운이 올라오면 이야기도 잘하고 그럽니다. 그런데 엄마한테
하는 걸 보면 민망하기 그지없습니다. 좋게 말할 수 있는 것도 톡톡
쏘아붙이고, 함부로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세상 어느 누가 내 입 안의 혀처럼 자유롭게 움직이겠습니까? 그것을
잘 알만한 후배가 그러는 건 그래도 어머니가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후배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대학시절 눈을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 나의 모습도 지금의 후배와
다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침상에서라도 앉기는커녕 양쪽 눈을 모두
가린 채 고개도 옆으로 돌리지 못하는 상태에서 두 달 이상을 지내면서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지요. 그때 본의 아니게 어머니한테 짜증을 부렸고,
나중에야 어머니 홀로 흘린 눈물이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
오늘 후배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어제 못되게 굴어서 미안하다는 게
통화의 내용이었습니다. 그래 조용히 얘기해주었습니다.
“소피아, 나한테 짜증을 내는 건 괜찮아. 하지만 엄마한테는 그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너나 나나 부모님이 멀쩡하게 물려준 몸을 잘 간직하지
못했잖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죄송한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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